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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자연야생재배 · 고대미

1만 3천 년, 한반도가 남긴 유전자 — 고대미(古代米)

잃어버린 토종 씨앗의 대(代)를 다시 잇습니다
전남 장흥 한창본 농부 · 자연야생재배
적토미·녹토미·흑토미 3색 고대미 비교
1994년 청주 소로리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가 발견되며, 한반도가 벼농사의 기원지 가운데 하나임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그로부터 다시 수천 년, 이 땅을 지켜오다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춘 토종벼가 있습니다. 잃어버렸던 그 씨앗의 대를, 전남 장흥에서 지금 다시 잇고 있습니다.

사라졌던 씨앗, 다시 태어나다

일제강점기의 수탈과 1970년대 다수확 품종 보급을 거치며, 이 땅의 토종 야생벼는 대부분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2000년, 농부 한창본은 고향인 전남 장흥으로 돌아와 어렵게 종자를 구해 잃어버린 벼를 다시 땅에 심었습니다. 녹토미는 『동의보감』에 '청량미(靑梁米)'로 기록된 전통 찹쌀 종자이며, 흑토미는 예로부터 귀한 진상미로 알려진 유색쌀입니다. 고대미는 복원된 품종이 아니라, 복원된 시간입니다.
장흥에서 고대미를 복원한 한창본 농부와 자연야생재배 논
2000년, 척박한 땅을 다시 야생의 상태로 되돌리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숫자로 증명된 야생의 힘

2008년 충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성분 분석 결과, 고대미(적토미) 100g의 폴리페놀 함유량은 7,145.24mg으로 일반 백미(34.76mg) 대비 약 200배, 일반 현미보다도 20~30배 많은 수치로 확인되었습니다.
백미 34.76mg 대 고대미 7,145.24mg 폴리페놀 함유량 비교
백미 34.76mg vs 고대미(적토미) 7,145.24mg (2008년 충남대학교 분석)
적갈색을 띠며 은은한 수수 향이 도는 적토미는 단백질·비타민·미네랄과 불포화지방산 올레인산을 풍부히 머금고 있으며, 녹토미는 혈당 조절을 돕는 클로로필과 마그네슘·아연이, 흑토미는 강력한 항산화 색소 안토시아닌이 가득합니다. 여기에 쌀눈이 일반 쌀보다 4.3배 커 뇌세포 대사를 돕는 '가바 현미', 성장기 발육과 골다공증 예방에 좋은 '라이신 현미'까지. 고대미는 밥이 아니라, 자연이 설계한 영양 설계도입니다.

사람의 손을 최대한 거두었습니다

고대미는 키가 150~180cm까지 자라는 야생의 벼입니다. 화학비료를 주거나 바람이 세게 불면 쉽게 쓰러지기에, 애초에 사람이 인위적으로 관리할 수 없는 품종입니다. 2000년부터 척박한 땅을 다시 야생의 상태로 되돌리는 작업부터 시작해, 무화학비료·무농약의 자연 농법만을 고집해 왔습니다. 포기 간격을 넓게 심고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다 보니, 생산량은 일반 벼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키 큰 야생벼가 자라는 장흥 논 전경과 까락(수염) 클로즈업
긴 수염(까락)을 스스로 길러 동물과 바람으로부터 몸을 지켜냅니다
5~6월에 씨를 뿌려 11월 첫서리를 맞은 뒤에야 비로소 수확합니다. 서리를 견디는 그 시간 동안 벼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어 물질을 최대치로 응축시킵니다. 고대미의 기능성은, 이 혹독한 시간이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이미 증명된 안목

까다로운 재배와 적은 수확량으로 1kg에 2~3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쌀이지만, 그 가치를 알아본 이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2007년부터 현대·신세계·갤러리아·롯데백화점 식품관에 입점해 10여 년 넘게 로열층 고객의 선택을 받아왔습니다. 2009년에는 청와대 대통령 추석 하사품으로 납품되었으며, tvN '수요미식회'에서는 오세득 셰프가 '성게알 고대미 리조또'로 소개한 바 있습니다. 유명 프렌치 레스토랑과 특급 호텔의 식재료로, 삼성생명·안국약품 등 기업체의 선물용으로도 꾸준히 선택받고 있습니다.
백화점 식품관에 입점한 고대미고대미로 만든 리조또 플레이팅

세 빛깔 중 가장 붉고 귀한, 적토미

동의보감과 본초강목 등 한방 의학서는 붉은빛을 띤 곡식을 '적속(赤粟)'·'단미(丹米)'·'적경(赤粳)'이라 이름하며, 성질이 따뜻하고 오장(五臟)을 편안하게 하며 기운을 북돋는 약식(藥食)으로 기록했습니다. 조선 시대에는 이런 붉은 토종벼가 종묘제례에 오르는 귀한 진상물로 쓰였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적토미가 붉은빛을 띠는 것은 세포를 보호하는 항산화 물질인 탄닌 때문입니다. 여기에 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는 불포화지방산 올레인산까지 더해져, 앞서 살펴본 폴리페놀 함량(백미 대비 약 200배)과 함께 고대미 세 품종 가운데서도 가장 진한 항산화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야생의 유전자를 그대로 간직한 적토미는 역설적으로 기름진 땅에서는 키가 180cm까지 웃자라 바람에 쉽게 쓰러집니다. 그래서 지나치게 비옥해진 땅을 일부러 척박한 상태로 되돌리는 일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습니다. 자연농법이 자리잡은 지금도 수확량은 일반 벼의 4분의 1 수준이며, 재배 초창기에는 8분의 1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남들이 수확을 마친 늦가을, 첫서리(상강)를 맞은 뒤에야 비로소 거두어들이는 적토미는 그렇게 완성됩니다.

먹는 것을 넘어선 가치

고대미의 항산화 성분과 영양적 가치는 식품업계를 넘어 뷰티업계의 눈까지 사로잡았습니다. 화장품 브랜드 스킨푸드는 고대미 3색 쌀에서 유효성분을 추출해 '고대미 영양라인(퍼스트세럼, 토너, 크림 등 8종)'을 기획·출시했습니다. 피부에 양보할 만큼 좋은 성분이라면, 몸 안에 채우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장흥의 청정 자연, 완결된 순환

오염되지 않은 전남 장흥의 맑은 물과 척박한 땅이 고대미의 강인한 생명력을 길러냅니다. 화학비료 대신 자연의 잡초와 우렁이·투구새우를 이용하고, 소의 축분으로 퇴비를 만들고 고대미 볏짚을 다시 유기농 한우에게 먹이는, 어느 하나 버려지는 것 없는 자연 순환농법입니다. 오랜 세월 한반도 기후에 적응해 온 토종씨앗은 병충해에 강하고 물을 적게 씁니다. 기후위기 시대, 식량안보와 종자주권을 지키는 근본적인 자산이 바로 이 작은 씨앗 안에 있습니다.
우렁이·투구새우와 유기농 한우가 함께하는 장흥 순환농법 논

약식동원(藥食同源)

고대미는 매일 먹는 밥으로 건강을 지키는, 말 그대로 천연 영양제입니다. 감미롭고 찰기가 강하며 소화가 잘 되어, 아기의 이유식부터 노약자의 환자식까지 두루 어울립니다. 성장기 아이들의 발육과 중년층의 활력 회복까지, 세대를 가리지 않는 밥상입니다. 일반 백미와 7:3 또는 8:2 비율로 섞어 지으면, 부담 없이 매일의 밥상에서 고대미의 깊은 풍미와 영양을 누리실 수 있습니다.
고대미, 기록으로 보다
  • 1994년 청주 소로리, 세계 최고(最古) 볍씨 발견
  • 녹토미, 『동의보감』에 '청량미(靑梁米)'로 기록된 전통 종자
  • 적토미, 옛 의학서에 '적속(赤粟)·단미(丹米)'로 전해지는 붉은 토종벼
  • 2008년 충남대학교 분석, 폴리페놀 함유량 백미 대비 약 200배
  • 2009년 청와대 대통령 추석 하사품 납품
  • 2007년부터 현대·신세계·갤러리아·롯데 백화점 식품관 입점
  • 화장품 브랜드 스킨푸드 '고대미 영양라인' 원료로 채택
2000년 이 땅을 다시 야생으로 되돌리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수확량은 늘 적었지만, 씨앗을 지키는 일이라 여기며 25년을 걸어왔습니다. 그 시간을 그대로 담아 보내드립니다.
장흥에서, 고대미 농부 한창본 드림